오버데어 (Over There): 앙가쥬망, the 65th Exhibition

3 August - 1 September 2024
Press release
저편 (저便) : 말하는 이와 듣는 이 모두에게 조금 떨어져 있는 쪽을 가리키는 말.
 
‘포스트 코로나’ 의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코로나가 종식된 것이 아니고 일상 곳곳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보이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가 끝나면서 어느새 ‘위드 코로나’ 라는 말도 사라지고 ‘포스트 코로나’에 관한 담론이 일찍이 형성되었다. 과연 ‘포스트 코로나’ 의 논의에서 전망된 기존 질서의 개편은 이루어졌나. 혹은 이루어지고 있는가. 그냥 코로나 이전 시대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고 느껴지는 건 하나의 착각이나 바램일까.
 
‘지금, 여기’ 라는 시대적, 지리적 요청과 의무가 예술가의 몸에 새겨져 있어서 작업을
할 때나 잠 속에서도 되새겨야 할 때가 있었다. ‘촛불’, ‘시민’으로 상징되던 민주주의, 참여, 확장의 공간이 흔들리고 표현의 자유와 권리가 위축되고 인공지능(AI)이 창작의 영역에서 활동을 시작한 지금 그리고 여기는 확실히 무언가 다른, 꼭 필요한 생각과 표현을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을 보고 싶고 확인하고 싶다.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는 말이나 영원한 것은 없다거나 공즉시색 색즉시공 같은 말들을 곱씹어 보면서 누구나 현재의 시공간과 자신에 대해 고민해 보았을 것이다. 우리가 작품 속에 새기려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시시각각 사라지는 현재를 붙잡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과거로부터 형성되어온 현재의 생각과 느낌말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남기고자 하는 어떤 실체는 저기 저편에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시간이 소멸해도 저기 저편에는 우리가 꿈꾸던 것이 남아있지 않을까.

 

기억의 저편
소리의 저편
그림자의 저편
상실의 저편
인간의 저편
꿈의 저편
감각의 저편과 같은 것.

 

그런 ‘저편’ 에 우리의 작품이 있고 그렇기에 ‘지금, 여기’ 우리의 몸이 작업을 하고 숨고르기를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저기 저편을 향해 ‘앙가쥬망’ 하고 있다.

 

- 2024년 여름 앙가쥬망 회원

 

스물세 분의 작가가 참여한 매혹적인 작품들이 한데 모인 오버 데어 / Over There 전시는 2024년 8월 3일부터 2024년 9월 1일까지 E.N. Gallery에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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